산을 혼자 오르세요 그리고 당신 내면의 강함을 발견하세요. >>> Climb a mountain alone and discover your inner streng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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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코엔 등록일:  2013/5/1 조회:  2171
제목:  미국 생활 이야기 (정전)
7월의 마지막 날. 내일 모레 이틀동안 화씨로 100도(섭씨로 약 39도)가 넘는다고 주민들에게 물을 많이 먹고 야외 운동을 줄이라는 등 주의할 사항을 아파트 입구에 붙여놓은 타운이 지나치게 호들갑스럽다고 생각하는 순간 캄캄해지며 스르르 에어컨이 꺼졌다. 유일하게 남아 있던 노트북 컴퓨터도 배터리의 수명이 다 되어서인지 황급히 파일을 저장할 기회만을 준 채 10초를 못 버티고 가버렸다.

몇 해 전 정전으로 고생하던 생각이 스쳤다. 창밖을 보니 아파트 전체가 불이 나간 것이 아니었다. 우리집만 나갔나? 후레시를 켜고 퓨즈 통을 열어 네 개의 퓨즈를 모두 살펴보았으나 이상이 없었다. 다른 전원차단 장치가 또 있나? 찾아보았으나 퓨즈 박스외에는 없었다.

밖에 하나 둘 사람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동료가 생기나보다. 조금 남아 있는 찬기를 뒤로 하고 밖으로 나갔다. 나가 보니 우리 아파트 건물 6집 중에 우리집을 포함해 세 집의 전기 나갔다. 옆 동도 몇 집씩 캄캄하다. 바람이 어느 정도는 불고 있어 시원한 느낌도 있었으나 시간이 지날 수록 몸에 땀이 차기 시작한다.
아파트 관리를 맡고 있는 관리인은 지하 파워박스에 전혀 이상이 없다는 말을 남기고 자기 집으로 들어간다. 우리의 정서로는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래도 관리인인데 저럴 수가 있나? 나만 그렇게 생각하나? 잠시 후 옆에서 콜롬비아 출신 남자가 윗집 백인 할아버지(한국전에도 참전했던 분이다)에게 다가와 말을 건넨다. 말을 슬슬돌려가며 수퍼(관리인을 그렇게 부른다)를 씹는 소리다. 할아버지는 그냥 웃고 만다. 시원함과 동료의식을 함께 느끼던 중 그 남자가 셀폰을 빌려 전화를 한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인데도 전혀 두려움 없이 영어를 한다. 한 단어 한 단어의 발음은 우리보다 못한 것 같지만 어쩌랴 문장의 구성이 우리의 영어보다 나은지 전혀 거침이 없다. 잠시 후 경찰차 하나가 왔다. 이리 저리 둘러보고는 전문가에게 연락할테니 친구집에 가서 놀다오라는 농담을 던지며 사라진다. 윗집의 할아버지의 할머니는 9년째 기르고 있는 물고기가 걱정이라며 다시 황망스레 올라간다.

잠시후 전기회사에서 조그만 사다리차가 하나 와서는 바로 수퍼를 찾는다. 콜럼비아 남자가 복수의 한 마디를 던진다.

“He is busy watching TV.”

재미있는 장난감 같은 것을 타고는 하늘로 치솟아 여기 저기를 살펴본다. 나무전봇대의 변압기(여전히 나무전봇대가 존재한다)와 아파트로 연결된 전선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다시 장난감을 작동시켜 내려온다. 외출에서 돌아오던 한 백인 가족이 왜 그러냐고 걱정스레 묻는다. 상황을 설명하자 자기 집 쪽을 바라보더니 자기 집은 불이 들어온다고 하면서 사라진다. 동료가 아니군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온 가족이 다시 내려온다. 콜라 한병과 생수 한병을 들고 내려와 전기일을 보는 이에게 건네며 고맙단다. 뭐가 고맙지? 얼굴이 약간 달아오름을 느끼며 다음에는 나도 물 많이 갖다 줘야지 하고 생각해본다.

기술자가 퓨즈 박스가 있는 아파트 지하로 들어간다. 그곳은 잠시 전 수퍼도 확인했던 곳이라 우리들은 거의 기대하지 않고 이 뜨거운 밤 어떻게 보내나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잠시 후…
이층 우리집의 불이 환하게 켜졌다. 나머지 집들도 마찬가지였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여기 저기서 박수소리가 났다. 잠시 후 약간은 검은 피부의 기술자가 지하실에서 거들먹거리며 올라온다. 거들먹 거리면 어때? 이뻐 죽겠는데…. 기술자 하는 말에 따르면 각 집에 공급되는 퓨즈 박스 전에 서너개의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 하나가 떨어지며 거기에 연결된 몇 집의 전기가 나간 것이란다. 그러니 각 집의 차단기는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만(아니 가정용 차단기까지 아예 전기가 오지도 않은 것이다. 집 밖에서 집안으로는 전기가 들어왔지만…) 전기가 안 들어올 수 밖에… 그래 지하에 내려가 보니 두 종류의 차단기가 한 1미터 간격을 두고 옆에 붙어 있다. 일차 차단기 4-5개, 가정용 차단기 수십개…

수퍼가 나는 몰랐었다는 제스처로 두 손을 벌린다. 그래도 뒤돌아 집을 향하는 뒤로 수퍼의 미안하다는 소리가 들린다. 다행히도 싱겁게 끝난 해프닝에 다시 전기의 고마움을 …… 더우니 이하 생략.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을 블로그에 기록으로 남겼다가 이곳에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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